드라마 폭삭 속았수다 제주도 방언의 의미
폭삭 속았수다 제주도 방언 의미
제주도 여행을 하다 보면, 현지 어르신들이 반가운 얼굴로 건네는말인 폭삭
속았수다가 처음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깜짝 놀라곤 하죠. “속았다고? 무슨 뜻이지?
무슨 일이 있었나?”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완전히 속았다’는 말처럼 들려서, 왠지 부정적인 의미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표현에는 따뜻한 감정과 진심 어린 감사가 담겨
있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마음 깊이 감동했어요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표현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속다”라는 동사가 표준어처럼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감정이
움직이고 마음이 흔들리는 상태, 즉 감동하거나 감사하는 마음을 나타낼 때
사용돼요. 여기에 폭삭이라는 부사까지 더해지면, 그 감정이 더 깊고 진하게
느껴진다는 뜻이 되죠.
그리고 ‘수다’는 과거형 존댓말 어미로, 말 그대로 “~했어요”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즉, “폭삭 속았수다”는 “마음이 뭉클하고 따뜻해졌어요”, “정말 감동받았어요,
고마워요” 라는 뜻이 됩니다. 이 말에는 단순한 감사 이상으로, 상대의 행동이나
말에 감동한 진심이 담겨 있어요. 표준어로는 쉽게 표현하기 힘든 특유의 따뜻한
뉘앙스가 느껴지죠.
사용 예시
제주도민들이 일상 속에서 정말 자주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특히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이 표현 하나로 감사, 감동, 정감을 모두 전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가 정성껏 음식을 대접했을 때 “아이고~ 이거 어찌 이렇게 맛있게 해쌍? 폭삭
속았수다~” 라고 말하면, 단순히 맛있다는 뜻을 넘어서 “정말 맛있게 잘 먹었고,
마음까지 따뜻해졌어요”라는 진심이 전달되는 겁니다.
또한, 뜻밖의 선물이나 도움을 받았을 때도 “그 때 그 말에 폭삭
속았수다예~” 라고 말하며, 감동받았다는 표현으로 쓰이죠. 심지어, 누군가의 진심
어린 말 한마디에도 “그 말에 진짜 폭삭 속았수다~” 라며 눈가가 촉촉해질 만큼, 이
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제주어 표현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제주도민이 아닌 사람들은 이 표현을 처음 들었을 때 거의 대부분
오해하거나 웃음을 터뜨린다는 점이에요. “속았다”는 말이 가진 표준어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주어에서는 오히려 “속았다 = 마음을 얻었다”에 가까운
의미로 쓰여요.
이처럼 같은 단어도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변화된다는 것이 매력이자
한국어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이기도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건 제주의 정서입니다. 낯선 이에게도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따뜻함, 작은 친절에 감동하고 그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솔직함.
제주도를 여행하며 이 말을 들었다면, 그건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라 진심 어린
환대의 표현이었을 거예요. 그리고 당신도 이 말을 한 번 써보세요.
“정말 감사해요”라고 말하고 싶을 때, “폭삭 속았수다~”라고 웃으며 전하면, 분명
상대방의 마음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 거예요.